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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kg 씨름 선수보다 비거리가 더 나가는 이유, 힘이 아니었습니다

싱글로 가는 길 2026. 9. 18. 17:08

 

씨름 선수 형님보다 내가 더 멀리 보내는 이유, 알고 보니 이거였다

 

내가 아는 형님 한 명은 씨름 선수 출신이다. 키 190cm에 체중 110kg, 악력이랑 근력 자체가 나랑 비교가 안 되는 사람이다. 근데 이 형님 드라이버 비거리가 220~250m 정도다. 나는 힘 빼는 연습을 꾸준히 하고 나서부터 이 형님보다 20~30m를 더 보낸다. 이 사실을 처음 확인했을 때 솔직히 어이가 없었다. 그리고 그날 드라이버 스윙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힘을 빼야 멀리 간다는 얘기, 나도 처음 들었을 땐 반신반의했다. "힘을 빼면 어떻게 멀리 가냐"는 생각이 먼저 들었으니까. 그래서 한동안 드라이버를 꽉 쥐고 전력으로 휘둘렀는데, 결과는 늘 똑같았다. 슬라이스 아니면 탑볼, 거리는 제자리.

 

여기서 알아야 할 게 헤드 스피드다. 임팩트 순간 클럽 헤드가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느냐를 나타내는 수치인데, 핵심은 근력으로 억지로 밀어붙이는 힘이랑 부드럽게 이완된 상태에서 나오는 헤드 스피드가 완전히 다른 물건이라는 거다. 힘을 잔뜩 주면 근육이 굳어서 오히려 헤드가 느려진다. 이투데이에 KBS N 스포츠 골프 해설위원 홍희선 씨가 쓴 칼럼을 보니까, 임팩트 순간 최고의 스윙 스피드를 내려면 어깨부터 팔, 손목까지 이어지는 상체 긴장을 최대한 빼는 게 핵심이라고 하더라. 나는 이거 보고 내가 겪은 거랑 정확히 같은 얘기라고 생각했다. 다만 이 칼럼에서는 그립 자체는 오히려 생각보다 좀 단단하게 잡아야 한다는 얘기도 같이 나오는데, 이 부분은 사람마다 느끼는 감이 다를 수 있어서 참고만 하면 될 것 같다.

 

수건 터는 동작을 떠올려보면 이해가 빠르다. 어깨랑 팔에 잔뜩 힘주고 수건을 털면 잘 털리지도 않고 금방 지친다. 근데 힘을 빼고 손목 스냅만 이용하면 훨씬 강하고 빠르게 털린다. 드라이버 스윙도 똑같은 원리다. 나도 이 감각을 몸으로 이해하고 나서부터 스윙 자체가 확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비거리에서 제일 도움받은 감각은 "헤드를 던진다"는 느낌이었다.

처음엔 이게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실제로 채를 한 손으로 놓아버리는 연습을 하고 나서야 감이 왔다. 헤드 가속이라는 게 있는데, 임팩트 구간에서 헤드가 최고 속도에 도달하도록 에너지를 몰아주는 거다. 문제는 대부분 아마추어가 임팩트 전에 이미 힘을 다 써버린다는 거. 백스윙부터 힘을 잔뜩 주면 정작 공 만나는 순간엔 가속이 안 된다. 달리기 선수가 결승선 앞에서 먼저 멈추는 거랑 비슷하다.

 

나는 이 감각 익히려고 오른발 앞쪽에서 헤드를 던진다고 생각하면서 연습했다. 실제로 그 타이밍이 오기 한참 전부터 힘을 쓰기 시작해야 결과적으로 임팩트 구간에서 헤드가 가속되더라. 드라이버는 0.01초 안에 공이랑 접촉하니까, 타이밍보다 훨씬 이른 시점부터 힘을 써야 실제 임팩트에서 스피드가 나온다.

 

백스핀도 비거리에 영향을 준다. 공이 비행 중 뒤로 도는 회전인데, 과도하면 공이 위로 뜨면서 앞으로 나가는 거리가 줄어든다. 힘을 잔뜩 준 스윙은 백스핀량이 많아지는 경향이 있고, 반대로 이완된 스윙은 백스핀이 줄면서 공이 낮고 멀리 뻗는다. 골프닷컴(GOLF.com)이 트랙맨 데이터 기준으로 정리한 자료를 보니까, 스윙 스피드가 시속 97~104마일 구간(중상급 아마추어 정도가 여기 걸리는 경우가 많다)에서는 2,000~2,500 rpm 정도가 적정 백스핀으로 나온다고 한다. 물론 이건 스윙 스피드에 따라 구간이 다 다르게 잡혀 있어서, 무조건 이 수치가 정답이라기보다는 자기 스윙 스피드 구간에 맞는 범위가 따로 있다고 보는 게 맞다.

 

"졌다 뺐다"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걸 말로 설명하기가 참 애매하다. 백스윙에서 힘을 살짝 줬다가 빼고, 다운스윙에서 다시 살짝 줬다가 임팩트 직전에 확 빼는 느낌이다. 나도 머리로는 이해했는데 몸으로 익히는 데 꽤 걸렸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다. 힘을 뺀다는 게 이렇게 어려운 일인 줄 처음엔 몰랐다.

 

말로 설명할 수 있는 거랑 몸이 실제로 느끼는 건 전혀 다른 얘기다. 우사인 볼트한테 "어떻게 100m를 9초대에 뛰냐"라고 물어봐도 그 느낌을 완벽하게 전달하긴 불가능하다. 골프 스윙도 마찬가지라는 걸 나는 꽤 늦게 깨달았다.

 

 

 

 

 

내가 권하는 방법은 연습장에서 처음부터 멀리 보내려는 욕심을 내려놓는 거다.

 

드라이버로 100m만 보내는 스윙부터 시작하면 억지로 힘줄 이유가 없으니까 자연스럽게 이완 상태에서 스윙하게 된다. 나는 이 방법으로 시작했을 때 처음으로 손목 스냅의 감각을 느꼈다. 임팩트 순간 손목이 빠르게 풀리면서 헤드에 추가 가속을 만들어주는 동작인데, 거리를 조금씩 늘려가다 보면 어느 순간 헤드가 무거워지는 느낌이 온다. 포크레인 팔이 '붕' 하고 내려앉는 것 같은 그 감각. 이게 느껴지기 시작하면 헤드 가속이 제대로 되고 있다는 신호다. 나도 이 느낌 처음 왔을 때 반신반의했는데, 그날 비거리가 갑자기 20m 가까이 늘었다.

 

한 가지 더. 어떤 사람은 "수직으로 던져야 한다" 하고, 어떤 사람은 "타깃 방향으로 던져야 한다"라고 한다. 나는 이 둘이 완전히 다른 얘기가 아니라 본인 스윙 패턴에 따라 보완 방향이 달라지는 거라고 본다. 습관적으로 당기는 스윙 하는 사람은 헤드를 타깃 방향으로 밀어내는 연습이 더 도움 되고, 반대로 팔로만 치는 사람은 수직 방향으로 던지는 감각이 먼저 필요하다. 어느 한쪽이 무조건 맞다고 보기는 어렵다. 여기에 스윙 플레인, 그러니까 헤드가 움직이는 궤도도 같이 걸려 있다. 이 궤도가 무너지면 힘을 아무리 잘 배분해도 공이 원하는 방향으로 안 간다. 결국 힘 빼기랑 올바른 스윙 플레인이 같이 갖춰져야 비거리랑 방향성이 동시에 산다.

 

궁금할 만한 것들 몇 개 짧게 짚으면, 힘을 빼면 진짜 비거리가 느냐고 묻는 사람 많은데, 내 경험에서는 정반대였다. 핵심은 근력이 아니라 헤드 스피드고, 힘을 뺄수록 헤드가 더 빠르게 움직인다. 물론 어느 정도 근력은 필요한데, 그 힘을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비거리를 가른다. 그립은 얼마나 쥐어야 하냐면, 스윙 중 채를 놓치지 않을 정도의 최소 악력이 기준이라고 본다. 너무 세게 쥐면 손목이랑 팔이 긴장돼서 헤드 스피드가 떨어지고, 너무 약하면 임팩트 때 헤드가 틀어진다. 연습장에서 처음부터 멀리 치면 안 되냐고 하면, 처음부터 멀리 보내려 하면 자연히 힘이 들어가서 이완된 스윙 감각을 익히기가 어렵다. 100m 목표로 스윙하면서 시작해서 힘 뺀 감각을 먼저 잡고 조금씩 거리를 늘리는 게 훨씬 효율적이더라. 아이언이랑 드라이버가 같은 원리냐고 하면, 기본 원리는 비슷한데 힘쓰는 타이밍이 다르다. 드라이버는 임팩트보다 훨씬 이른 시점에서 헤드를 가속시켜야 하고, 아이언은 드라이버보다 조금 늦어도 된다. 드라이버가 훨씬 빠른 헤드 스피드를 요구하니까 그만큼 여유 있게 던지는 느낌이 필요하다.

 

드라이버 비거리를 늘리는 핵심은 힘을 더 쓰는 게 아니라 힘을 더 잘 빼는 거다. 나도 한동안 이걸 몰랐고, 씨름 선수 출신 형님보다 내가 더 멀리 보낸다는 걸 확인하기 전까진 못 믿었다. 어깨, 팔, 손목의 이완 상태에서 헤드를 던지는 감각을 익히고 나서부터 스윙이 완전히 달라졌다. 당장 멀리 보내려는 욕심보다 100m 스윙부터 차근차근 감각을 쌓아가는 방식, 직접 겪어보니 훨씬 빠른 길이었다. 힘을 빼야 힘이 나온다는 이 역설, 한번 직접 느껴보면 분명 공감하게 될 거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3taxXECvlJ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