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에서 차로 50분, 노스턴랑싯CC의 페어웨이 잔디를 처음 밟았을 때 솔직히 당황했습니다. 한국 골프장에서 그린피 20만 원 넘게 내고도 보기 힘든 컨디션이 여기 있었거든요. 국내 골프장이 비싼 요금을 받으면서도 잔디 관리에 변명이 많다는 걸 새삼 실감한 라운드였습니다.

노스턴랑싯CC, 직접 쳐보니 소문과 달랐습니다
일부에서 노스턴랑싯CC가 시설이 낡고 별로라는 이야기가 돌더군요. 저도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래서 직접 들어가서 확인해 봤습니다.
클럽하우스는 최근 전면 리뉴얼을 마친 상태였습니다. 리뉴얼(Renewal)이란 노후화된 시설을 새롭게 교체하거나 개보수하는 작업을 말하는데, 락커룸부터 레스토랑까지 깔끔하게 바뀌어 있었습니다. 레스토랑에서 내려다보이는 코스 전경이 특히 인상적이었는데, 광활하게 펼쳐진 페어웨이를 보면서 "이걸 누가 별로라고 했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코스 컨디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잔디는 생물이라 시즌에 따라 컨디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밟아본 페어웨이와 그린은 평균 이상의 관리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고, 물 빠짐도 좋아서 발이 꺼지는 느낌 없이 쾌적하게 라운드할 수 있었습니다. 근거 없는 소문에 방문을 꺼리기에는 아까운 골프장입니다.
- 클럽하우스 전면 리뉴얼 완료 — 레스토랑, 락커룸 모두 새 단장
- 페어웨이 잔디 상태 양호 — 배수 설계 우수, 비 후에도 플레이 가능
- 캐디 번호 지명 제도 운영 — 마음에 드는 캐디를 직접 선택 가능
- 코스 전반에 해저드 연결 — 드라이버 정확도 요구하는 전략적 레이아웃

태국 잔디관리 수준, 한국과 비교하면
한국 골프장의 잔디 관리가 어렵다는 건 이해합니다. 사계절이 뚜렷하고 겨울 동결로 인해 버뮤다그라스나 켄터키블루그라스 같은 잔디가 동면에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버뮤다그라스(Bermuda Grass)란 따뜻한 기후에서 자라는 난지형 잔디로, 회복력이 강해 열대 및 아열대 골프장에서 널리 쓰이는 잔디 품종입니다.
태국은 연중 고온다습한 기후 덕분에 이 버뮤다그라스가 일 년 내내 생장합니다. 그린에는 주로 파스팔럼(Paspalum) 계열 품종이 사용되는데, 파스팔럼이란 염분과 습도에 강해 동남아 고급 골프장에서 선호하는 잔디 계열입니다. 실제로 노스턴랑싯CC의 그린은 빠른 스피드를 유지하고 있어서, 한국 골프장 그린에 익숙한 분들은 퍼트 거리감 조절에 처음엔 애를 먹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 방콕 골프장의 그린 스피드는 한국의 상위권 골프장과 비교해도 빠른 편이라 감각을 다시 맞춰야 했습니다.
문제는 비용입니다. 태국에서 이 수준의 코스 컨디션을 경험하는 데 드는 그린피는 한국 주말 그린피의 절반 이하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출처: 한국골프장경영협회에 따르면 국내 골프장 평균 그린피는 꾸준히 상승 추세에 있습니다. 이 격차를 직접 체감하고 나면, 왜 코로나 이후 해외 골프여행이 폭발적으로 늘었는지 이해가 됩니다.

3색골프로 방콕을 즐기는 방법
방콕 골프여행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가 바로 3색골프입니다. 3색골프란 한 여행 일정 안에 세 개의 서로 다른 골프장을 돌아가며 라운드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같은 지역에 머물면서 매일 다른 코스 레이아웃, 다른 잔디 특성, 다른 난이도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체류형 골프와 결정적으로 다른 부분입니다.
3박 5일 일정이라면 노스턴랑싯CC 외에도 방사이 CC, 라차캄CC 등 골프장을 조합할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경험해보니, 하루는 전략적인 해저드 코스에서 전략적 공략으 치고, 다음 날은 탁 트인 파노라마 코스에서 스윙에 집중하는 식으로 전혀 지루하지 않은 일정이 만들어졌습니다.
일반적으로 체류형 골프여행이 편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저는 이 부분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한 골프장에 내내 머무는 방식은 코스를 다 외운 뒤부터 오히려 무료해지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반면 방콕 시내를 기반으로 한 3색골프는 골프장 다양성과 도심 접근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어서, 현재 해외 골프여행의 트렌드가 이쪽으로 이동하는 건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보입니다.
골프 후 시간까지 설계해야 진짜 방콕여행입니다
아침 7~8시에 티업(Tee-Up)을 하는 것을 두고 너무 이르다고 꺼리는 분들이 있습니다. 티업이란 골프 라운드를 시작하는 첫 번째 샷 시간을 예약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방콕에서는 오전 일찍 시작할수록 이점이 큽니다. 오전에 라운드를 마치면 오후 시간 전체가 비어서, 짜뚜짝 주말 시장 탐방이나 현지 마사지, 시내 맛집 탐방 등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습니다.
짜뚜짝 시장은 노스턴랑싯CC에서 택시로 약 30~40분 거리에 있으며, 택시비는 한화 약 15,000원 수준입니다. 주말에 열리는 짜뚜짝 주말 시장은 규모 면에서 세계 최대급 야외 시장으로 꼽히는 곳인데(출처: 태국관광청(TAT)), 실제로 가보면 옷, 공예품, 길거리 음식까지 반나절로는 부족할 만큼 볼거리가 많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골프 치고 피곤할 텐데도 시장 분위기에 이끌려 두 시간 넘게 걸어다니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거든요. 반면 오후 10~11시 티업으로 라운드를 늦게 시작하면 더 덥고 더 붐벼 오후 시간 활용이 어려워집니다. 경험자로서 드리는 말씀인데, 방콕에서는 이른 아침 라운드가 단순한 권고가 아니라 일정 효율의 핵심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노스턴랑싯CC가 별로라는 말이 있던데 실제로도 그런가요?
A. 일반적으로 시설이 낡았다는 의견이 일부 있지만, 제가 직접 라운드해본 결과 클럽하우스 리뉴얼이 완료된 상태였고 코스 잔디 컨디션도 양호했습니다. 소문보다 실제가 훨씬 나은 케이스입니다. 근거 없는 정보에 방문을 포기하기에는 아까운 골프장입니다.
Q. 방콕 골프장 그린 스피드가 빠르다는데 초보자도 괜찮을까요?
A. 방콕 대부분의 골프장은 그린 스피드가 빠른 편입니다. 한국 골프장에 익숙한 분들은 처음엔 퍼트 거리감을 다시 맞춰야 할 수 있습니다. 초보자라면 첫 라운드 전 연습 그린에서 충분히 감각을 익히고 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Q. 3박 5일 일정으로 3색골프가 가능한가요?
A. 충분히 가능합니다. 3박 5일 기준으로 3회 라운드를 하면서 노스턴랑싯CC, 방콕 CC, 리버데일 또는 파타야 촌부리 권역 코스를 조합하는 일정이 대표적입니다. 아침 일찍 티업하면 오후 시간에 시내 관광이나 쇼핑까지 더할 수 있어 알찬 일정이 됩니다.
Q. 방콕 골프장 캐디는 어떻게 선택하나요?
A. 태국 골프장은 캐디마다 번호가 부여되어 있어 번호로 직접 지명이 가능합니다. 이전에 마음에 드는 캐디가 있었다면 번호를 기록해두면 재방문 시 같은 캐디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한국 골프장에는 없는 방식이라 처음엔 낯설지만 익숙해지면 상당히 편리합니다.
결론
방콕 골프여행의 핵심은 단순히 "해외에서 골프를 친다"는 게 아닙니다. 높은 수준의 코스 컨디션을 합리적인 비용으로 즐기면서, 골프 이후의 시간까지 풍성하게 채울 수 있다는 복합적인 경험이 진짜 매력입니다. 노스턴랑싯CC처럼 직접 가보기 전까지 평가절하된 곳들도 있으니, 인터넷 소문보다 현장을 믿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처음 방콕 골프여행을 계획하신다면, 아침 조기 티업 + 오후 시내 활동 + 3색골프 조합을 먼저 검토해 보시길 권합니다. 이 조합이 방콕 골프여행에서 가장 높은 만족도를 만들어내는 구조라고, 제 경험상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