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는 일본 골프여행이라고 하면 후쿠오카 아니면 오사카만 생각했습니다. 그게 전부인 줄 알았으니까요. 그러다 마쓰야마를 직접 다녀오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36홀 라운드에 숙박, 조식, 항공까지 포함해서 70만 원대. 처음엔 반신반의했는데, 직접 겪어보니 이게 진짜였습니다.

대도시 골프여행만 알던 제가 마쓰야마를 선택한 이유
코로나 이후 일본 골프여행 시장이 조용히 바뀌고 있습니다. 예전엔 다들 후쿠오카, 도쿄, 삿포로만 몰렸는데, 요즘은 마쓰야마 같은 소도시 골프여행을 찾는 분들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제가 처음 마쓰야마를 추천받았을 때도 "거기가 어딘데?" 싶었던 게 솔직한 반응이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대도시 골프여행은 물가가 비쌉니다. 우리나라도 서울·부산 근교 골프장 요금이 시골 소도시보다 훨씬 비싸듯이, 일본도 똑같은 구조입니다. 마쓰야마는 그 반대편에 있는 도시입니다. 부산에서 비행기로 불과 1시간, 서울에서도 1시간 30분이면 닿습니다. 이 접근성 하나만으로도 이미 경쟁력이 충분합니다.
여기에 더해, 마쓰야마의 골프장들은 대부분 중·상급 수준의 코스 컨디션을 갖추고 있습니다. 일본 전체 골프장 수는 약 2,200개로, 500여 개에 불과한 한국(출처: 일본골프협회 JGA)과 비교하면 4배가 넘습니다. 공급이 많으니 경쟁이 치열하고, 자연스럽게 코스 관리 수준은 높아지면서 요금은 내려갔습니다. 마쓰야마가 가성비 골프여행지로 주목받는 배경에는 이런 구조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 접근성: 부산 출발 1시간, 서울 출발 1시간 30분
- 비용: 36홀 라운드 + 숙박 + 조식 + 항공 포함 70만 원대부터
- 코스 수준: 중·상급 이상 골프장이 대부분으로 가성비 탁월
- 부대 시설: 도고 온천, 맛집 거리, 대형 마트·백화점 모두 집결

씨사이드 CC, 오션뷰 코스의 진짜 실력
마쓰야마 시내에서 차로 45분을 달리면 씨사이드 컨트리클럽(CC)이 나옵니다. 처음 클럽하우스를 봤을 때 솔직히 좀 당황했습니다. 외관이 다소 낡고 허름해 보여서요. 그런데 안으로 들어가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청결하게 관리된 내부, 높은 층고의 1·2층 구조, 제대로 갖춰진 락커룸까지. 일본 골프장 특유의 오래된 역사가 느껴지는 곳이었습니다.
씨사이드 CC의 코스는 크게 인코스와 아웃코스 18홀로 나뉩니다. 여기서 주목할 개념이 도그레그(Dogleg) 홀입니다. 도그레그란 페어웨이가 좌우로 꺾여 있어 티박스에서 그린이 직접 보이지 않는 홀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개 다리처럼 꺾인 모양이라고 보면 됩니다. 아웃코스에는 이 도그레그 홀이 많고 전장도 인코스보다 길어서 공략 루트를 미리 머릿속에 그려두지 않으면 스코어가 무너지기 쉽습니다.
제가 직접 라운드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인코스 16번 홀부터 서서히 바다가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18번 홀. 정면 멀리 바다를 두고 티샷을 날리는 그 느낌은 사진으로는 절대 전달이 안 됩니다. 씨사이드 CC의 시그니처 홀이라고 불릴 만합니다.
인코스는 울창한 수목과 지형 기복이 있는 산악 코스 레이아웃이라 숲속 정원을 걷는 느낌이 강합니다. 반면 아웃코스는 산악 지형과 오션뷰가 함께 펼쳐져 두 가지 분위기를 한 라운드에서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아웃코스 2번부터 6번 홀 구간에서 바다가 가장 가깝게 보였는데, 바닷바람이 생각보다 세지 않아 플레이에 큰 지장은 없었습니다.
노캐디 플레이로 카트를 직접 운전하는 방식이라 라운드 페이스가 빠릅니다. 참고로 그린 스피드(Green Speed)란 골프공이 퍼팅 그린 위에서 굴러가는 거리를 측정한 수치로, 스팀프미터라는 도구로 잽니다. 씨사이드 CC의 그린 스피드는 상당히 빠른 편이라 첫 홀부터 퍼팅 감각을 잡는 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점심은 전반 라운드 후 클럽하우스 2층 레스토랑에서 해결했는데, 돈가스 덮밥과 냉우동이 만 원대라는 가격이 믿기지 않을 만큼 맛있었습니다. 한국어 메뉴판도 있어서 주문 걱정은 전혀 없었습니다.

도고 온천과 시내 투어, 골프 후가 더 즐거운 이유
솔직히 저는 골프 후 즐길 것이 없으면 아무리 코스가 좋아도 다시 찾게 되지 않더라고요. 그런 면에서 마쓰야마는 기준을 완전히 충족하는 도시입니다.
씨사이드 CC에서 45분을 달려 도착한 호텔은 마쓰야마 성 뒤편, 오카이도 거리 바로 앞에 자리해 있었습니다. 룸에서 좌측으로는 반스이소, 정면으로는 마쓰야마 성이 보이는 뷰였는데, 이 조합은 예상 밖이었습니다. 로비에서는 웰컴 드링크로 하이볼과 사케를 제공해 줬고, 라운드 후 지친 몸에 딱 맞는 환대였습니다.
저녁은 오카이도 거리 야키니쿠 맛집으로 향했습니다. 구글 평점 4.8점짜리 가게였는데, 음료·술 무제한이 1,100엔이라는 조건이 믿기지 않았습니다. 한국어 메뉴판을 건네주는 순간 "여기 한국 사람들 엄청 오는구나" 싶었습니다.
다음은 도고 온천입니다. 도고 온천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온천 중 하나로, 일본 환경성이 발표한 '일본 3대 고탕(古湯)' 중 하나로 꼽힙니다(출처: 일본 환경성). 호텔 앞 전차 정류장에서 5번 전차를 타면 1인당 250엔으로 15분 만에 도고 온천역에 닿습니다. 역 광장의 시계탑 공연을 구경하고, 메인 스트릿을 따라 기념품 가게를 기웃거리다 보면 시간이 금방 갑니다.
도고 온천 본관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모티브가 된 건물로 유명합니다. 외관이 정말 영화 속 장면과 닮아서 그때 느낀 건, 직접 눈으로 봐야만 아는 감각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현대식 온천을 원한다면 별관인 아스카노유를 추천합니다. 씨사이드 CC 클럽하우스에서도 천연 온천수를 직접 끌어올려 사용하니, 라운드 후 바로 입욕하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다음 날 호텔 2층에서의 조식도 제 경험상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소면 우동과 숙성회가 조식 메뉴로 나오는 건 한국 호텔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구성입니다. 도보 5분 거리의 돈키호테에서 쇼핑까지 마치면 마쓰야마 2박 3일 일정은 빈틈 없이 채워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마쓰야마 골프여행 비용이 실제로 70만 원대가 맞나요?
A. 네, 제가 직접 확인한 기준으로 36홀 라운드에 숙박, 조식, 항공이 포함된 패키지가 70만 원대부터 시작합니다. 다만 시즌과 출발지, 항공사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으니 예약 전 여러 조건을 비교해 보시는 게 좋습니다. 한국 유명 골프장을 끼고 2박 3일 여행을 다녀오는 비용과 비교하면 결코 비싼 가격이 아닙니다.
Q. 씨사이드 CC는 초보 골퍼도 즐길 수 있나요?
A. 인코스는 산악 지형에 기복이 있고 핸디캡 2번 홀처럼 까다로운 홀이 있어 어느 정도 경험이 필요합니다. 아웃코스는 도그레그 홀이 많아 코스 공략을 미리 파악하면 더 즐겁게 라운드할 수 있습니다. 노캐디 셀프 플레이 방식이라 부담 없이 자기 페이스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오히려 장점입니다.
Q. 도고 온천 본관과 별관 중 어디가 더 낫나요?
A. 역사적인 분위기와 '센과 치히로' 느낌을 원한다면 본관, 쾌적하고 현대적인 시설을 원한다면 별관 아스카노유가 맞습니다. 처음 방문이라면 본관 외관 구경은 필수고, 실제 입욕은 아스카노유를 추천드립니다. 전차 1인 250엔으로 숙소에서 바로 이동할 수 있어 접근성은 두 곳 모두 편리합니다.
Q. 마쓰야마에서 한국어 소통은 가능한가요?
A. 골프장 클럽하우스와 식당에서 한국어 메뉴판이 제공되는 경우가 많았고, 마쓰야마 공항에는 한국인 전용 무료 쿠폰 및 셔틀도 운영되고 있습니다. 일본어를 전혀 몰라도 여행하는 데 큰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마쓰야마가 한국인 관광객에게 꽤 적극적으로 공을 들이는 도시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결론
마쓰야마는 "저렴한 대신 뭔가 부족한 여행지"가 아닙니다. 제가 직접 다녀와서 내린 결론은 하나입니다. 한국에서 좋은 골프장으로 2박 3일 국내 골프여행을 다녀오는 비용과 마쓰야마 골프 패키지 비용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마쓰야마 쪽이 더 저렴합니다. 코스 수준, 온천, 맛집, 시내 관광까지 더하면 가성비 계산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도쿄나 오사카의 번잡함 없이 아기자기한 일본 소도시의 분위기를 원한다면, 마쓰야마는 지금 당장 일정을 짜봐도 아깝지 않은 선택입니다. 2박 3일 기준으로 첫날 라운드 후 시내 맛집, 둘째 날 라운드 후 도고 온천, 마지막 날 조식 후 돈키호테 쇼핑으로 일정을 나눠 잡으면 빈틈이 없습니다. 한 번쯤 다른 데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분께 진심으로 권하고 싶은 여행지입니다.